아무거나/우리말 사랑

우리말의 사대주의

큰봄까치꽃 2012. 11. 9. 17:45

청각장애우 `벙어리` 표현 농아協항의 곤욕

탤런트 김민선이 최근 가수 김C가 메가폰을 잡은 16㎜ 단편 영화 `만남`에서 청각 언어 장애우를 `벙어리`라고 말한 것과 관련, 설화(舌禍)에 휘말렸다.

사단법인 한국농아인협회는 5일 성명서를 내고 “김민선이 영화를 촬영하며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`벙어리역이다보니 대사는 한마디도 없고 미묘한 감정을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연기가 쉽지 않다`는 말을 했다"며 “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배우가 `벙어리`란 단어를 사용한 것은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으며 400만 장애우에게 사과해야 한다"고 주장했다.

협회는 이어 “일반적으로 `벙어리`라는 용어는 `언어장애로 말을 못하는 사람`을 뜻하지만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`무능력하고 개선이 필요한 불완전한 존재` 등 부정적인 상황에서 많이 사용돼왔던 게 사실"이라며 “장애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어 우리 사회에서 묵시적으로 사용이 불가한 용어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다시는 이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각성해야 한다"고 말했다.

`만남`은 청각 언어 장애우 여자와 우연히 기차역에서 만난 남자 사이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단편 영화로, 김민선의 수화 촬영은 지난달 20일 서울 용산역에서 진행됐다. `만남`은 지난달 31일부터 매주 일요일 오후 9시30분 케이블 영화채널 OCN에서 방송되고 있다.

홍성원 기자(hongi@heraldm.com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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언제부터 우리는 순수한 우리말은 천대하고 외래어나 한자말은 높임말로 인식하게 됐는지 모르겠다.
똑같은 의미의 말도 순수한 우리말은 낮은말인 것 같이 느끼고(아예천한 말로 쓰이고) 한자말 등을 쓰면 더 높임말 같은 느낌이 나니깐 하는 말이다.

예를 들면 노인(老人)하면 높임말이고 늙은이 하면 낮춤말이 되고(저기 가는 저 늙은이 짐을 벗어 나를주오...하는 옛 시조에서는 전혀 낮춤말이 아니었다.)
농아,청각장애인 등 한자로 복잡하게 표현하면 높임말이고 벙어리 하면 낮춤말로 인식을 하고 있다.

이런 현상은 우리 몸의 각 부분 명칭에서도 보이는데 한자말인 위(胃),방광(膀胱)보다는 순 우리말인 밥통,오줌통(오줌보)은 모두가 낮춤말로 인식을 하고 있는 현상이 있으며 남녀의 생식기를 뜻하는 순수 우리말 경우에는 더욱 심하다.
의사가 환자에게 설명할 때도 "갈비뼈가 부러졌습니다", "밥통이 터졌습니다"보다는 "늑골 골절이네요","위가 천공되었네요"하는 말이 더 유식하고,공손하게 들리니 하는 말이다.

위 기사의 사건도 똑같은 맥락에서 보면 우리 사회가 순수 우리말을 천시하는 풍조에서 비롯되었다 할 수 있겠다.